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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래미꺼/딸래미예요

외할아버지 산소 다녀오다

by 한열심 2008.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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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2일 일요일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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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아버지 사진이 없으니 외할머니 사진이라도..
명현이 4개월 때 쯤 친정엄마와 찍은 사진이다. 사진엔 안보이지만 명현이 저날 어찌나 울고 떨떠름한 표정만 짓고 있는지 보고 있는 내가 다 민망할 지경이었다. 그래서 오래 있지도 못하고 저렇게 사진만 콕 찍어서 얼른 집을 나왔던 기억이난다.
며칠 전 작은아버지에게 아버지 산소를 아직도 안갔냐며 야단을 들어서 3일전이 아버지 제사이기도 해서 산소에를 갔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준비를 하는데 신랑이 구멍이 여기저기 나서 너덜거리는 구제 청바지를 입고 가겠다는 것이다. 도대체 정신이 있는건지.. 아침부터 아버지 산소가는데 싸우기 싫어 조용히 타일러 옷을 갈아입으라고 했다. 정말 이럴 때 보면 어린 아이 같다. 그걸 입고 가겠다고 갈아입기 귀찮다고 때를 쓰는 것이... 아이고~~~ 아무튼 9시 점촌가는 고속버스를 겨우 타고 친정 오빨만났다. 백수로 지내는 오빠는 모습이 참 보기에도 좀 그랬다. 동생이라 뭐라 말도 한마디 못하고 매일 기도만 한다. 언제 쯤 기도를 들어주실런지.. 때를 봐서 일주일에 한번 금식 기도라도 해 봐야겠다. 동생이 이리도 걱정하는 건 아는지 모르는지.. 그래도 맏이라 재사 절차나 뭐 그런 것들은 오빠가 잘 알기 때문에 산소에서는 오빠가 일러주는대로 했다. 아버지 산소 앞에는 가평이씨 사당이 있다. 거기를 재건 하는데 돈을 낸 사람들의 이름이 적힌 비석이 있는데 큰 액수를 낸 사람들만 적혔는지 오빠와 작은아버지 이름은 없었다. 아버지 산소는 역시나 크고 좋아 보였다.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를 먼저 갔는데 오빠가 아니였으면 찾질 못해 그냥 왔을 것이다. 그렇게 산소를 돌다 보니 어릴적 생각이 났다. 좋은 기억이건 나빴던 기억이건 감정의 동요를 일으키지 않는 걸 보아 모두 추억으로 변해가는 중이라 생각했다. 점심은 점촌에 있는 감자탕 집에서 해결하고 버스에 올라 집으로 왔다. 역시나 오는 길은 차들로 막혀 멀미가 살짝 났었다. 거기다 우리 명현이는 언제 응가를 했는지 귀저기를 갈려고 봤다가 깜짝 놀랬다. 오는 길에 물티슈를 어디다 떨어뜨렸는지 물티슈도 잃어버리고 손수건은 안챙겨오고 완젼 날잡았구나 싶었다. 어찌어찌 차에 있는 휴지와 물로 해결을 하고 2시간 거리를 3시간이나 걸려 도착을 했다. 집에 다와선 오빠에게 전화를 해야지 하는 순간.. 핸드폰이 없어졌다는 걸 알았다. 휴~~ 정신이 없다. 다행히 버스에 떨어뜨려서 터미널에 잘 보관되어 있었다. 아마도 명현이 응가로 흥분했을 때 떨어뜨린 것 같았다.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정신없이 그렇게 일요일 보냈다. 별 불만 토로하지 않고 잘 다녀와준 신랑이 이쁘게 보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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