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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래미꺼/딸래미예요

엄마가 아가를 잡아 먹으려고 한다.

by 한열심 2008.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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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10일 월요일 날씨: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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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춘기인 우리 아가 도데체 엄마 말을 알아 듣는건지 못 알아 듣는건지 아님 못 들은 척 하는건지.. 이젠 불쑥불쑥 나는 화에 아가가 불쌍해진다. 근데 왜 꼭 하지 말라는 것만 꼭 골라서 하는지 모르겠다.
가스 벨브 건드리지 말라 그러면 눈치 보면서 살짝살짝 만지거나 툭툭치거나 하고
내 속옷 꺼내지 말라고 하면 어느새 다 꺼내 놓고 정리 해 놓으려고 같이 넣어 놓은 종이 상자 빨아서 먹고
통에 들어있는 그릇들 건드리지 말라고 하면 그거 몰래 꺼내다 들켜서
깨트리고
책꽂이 책들은 심심하면 죄다 꺼내 내려 놓고
자기 옷들도 꺼내서 방에다 펼쳐 놓고
핸드폰은 언제 빨았는지 익사 직전까지 만들어서 통화소리 멍멍하게 해놓고
쌀 통에 있는 쌀 꺼내서 흩뿌려 놓고
신발 가지고 놀고
cd 비디오테잎 다 내려 놓고
전기 코드 못 빼게 투명테잎으로 칭칭 감아 놓은거 다 뜯어 놓고
밥 상 위에 반찬들 젖가락이나 숟가락 들어서 다 찌르고 있고
컵에 따라 놓은 우유 들어서 마시겠다고 다 흘려 놓고
물티슈 한장씩 뽑아서 다 뽑아 놓고
등등...

결정적으로 내 화를 주체 못하게 만드는건
같은 자리에서 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계속 반복해서 할 때이다.
그럼 아주 돌아버린다.
그러면 안되는걸 알면서도 화가 나면 아가에게 마구 소리지르고
손으로 밀어내고 가끔 손등을 때리기도 한다.
그러고 나면 아이가 얼마나 안쓰러운지...
정말 맘이 아프다.
이러다 혹 아기가 잘 못 크면 어쩌나 걱정도 되고...

울 아기 얼른 말이라도 알아 들었으면 좋겠다. 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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