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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래미꺼/딸래미예요

보행기 올라타기

by 한열심 2008.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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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7일 금요일 날씨: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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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면 뇌의 어느부분도 아이에게 나눠주는지 명현이를 낳고 나는 까마귀고기를 주식으로 하는 사람마냥 자꾸만 잊어버린다. 명현이가 보행기에 혼자서 들어가 앉았던게 오늘부터인지 어제부터인지 가물가물하다. 큰일이다 큰일...
어젠지 오늘인지 모를 어느 때 명현이가 방에서 약간 우는 소리를 내더니 다시 잠잠해져서는 혼자 잘 놀고 있는지 툭툭하는 소리를 내며 조용해 있었다. 설겆이를 다 하고 방으로 가 보니 명현이가 보행기에 떡하니 앉아있는게 아닌가!!!
12개월이나 지났는데 무슨 보행기냐 하겠지만 걷는 연습용으로는 이제 쓰지 않고 밥은 한자리에서 먹는 버릇을 어렸을 때부터 길러줘야 한다기에 인터넷에서 의자를 살까말까 한참 고민하다가 그냥 보행기에다 앉혀 먹이기로 한것이 지금까지 쓰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몸에 맞아서 다행이지 이것도 조금 있으면 작아지지 않을까 싶다. 지금 같이 이렇게 혼자 가서 올라탈 정도라면 혼자 탈출 할 줄 아는건 시간문제고 그러면 밥 먹이기 참 힘들어져서 이래저래 얼마 못쓰지싶다. 버틸 때까지 버텨야지.. 끙
문제는 보행기만 보면 화색이 돌면서 자꾸만 들어가 앉는데 아직 나오지를 못하니 들어가자마자 운다는 것이다. 아주 시끄럽고 힘이든다. 이건뭐 꺼내 놓으면 다시 들어가서 울고 꺼내 놓으면 또 다시 들어가서 울고..
신경질이 나서 안꺼내줘 하고 있었더니 계속 운다. ㅜ.ㅜ
 어제 병원에 영수증을 받으러 갔다 오는 것만 신경써서 장난감 반납일인걸 깜빡 잊었다. 연체 하루에 200원이긴 하지만 연체 했다는게 싫어서 오늘 명현이를 데리고 성동구청에 다녀오려고 했다. 어차피 우편물 때문에 우체국도 가야하고 해서 나가는데 아기 띠가 넘 불편하게 느껴졌다. 배가 눌려서 그런지 명현이가 자꾸만 토를 하는 것 같기도 해서 오늘은 그냥 안고 나가보기로 했다. 명현이가 걸을 수도 있고 걷기 보단 버스를 타고 있으니 더 굳게 맘을 먹고 나갔다. 제법 날이 쌀쌀했다. 우체국은 집에서 그리 멀지 않다. 그냥 요~기 앞이라고 해도 될정도.. 거기서 볼 일을 보고 집에 들어오는데  날이 꼭 하늘에서 뭔가 떨어질 것 같았다. 갑자기 바람도 많이 불고.. 그래서 집에 들어왔는데.. 요~기 앞을 다녀오는데 뭐가 그리 힘든지. 역시 아기를 그냥 안고 있는게 더 힘들긴 했다.
그리고 예기 하나더!
오랜만에 연락이 된 형님(취미밴드에서 알게된 나보다 9살 많은 오빠이다. 오빠라고 부르는 걸 너무 싫어해서 형님이라고 부른다.)이 점심 때 짬을 내서 우리 집에 왔다. 평소 자주 연락을 못해서 돌잔치 때 안불렀더니 점심으로 라면 끓여달라는 핑계로 돌 때 못 본걸 보러 오셨다. 비싼 딸기를 들고.. 아~ 이 딸기가 문제였다. 계절이 아니다 보니 한팩에 11900원씩이나 하는 걸 4팩이나 사들고 오신거다. 딴에는 겨울에 못 먹는 과일이 많은 과일 바구니를 사서 오려고 했는데 그게 없어서 대신 사오신거라고 했는데.. 나에겐 사치스럽게 보였다.
그 . 래 . 서....
그 딸기를 들고 슈퍼로 갔다. 우체국에 가기 전에 명현이를 안고 그 딸기를 들고 갔다. 무거워 죽는 줄 알았다. 영수증을 내밀며 환불이 안되냐고 했더니 안된덴다... 잉~ 다른 물건으로도 살 수가 없단다. 반품을 하면 카드 내역에 기록이 남는다나... 휴~ 쪽팔려.. ㅋㅋㅋ 추운 겨울에 먹는 딸기 맛있었다. 다만 우리 명현이는 쥐어줬더니 버리더군.. 아~ 이 귀한 딸기 상하기 전에 먹어야 할 텐데 언제 다 먹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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