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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래미꺼/딸래미예요

아빠와 딸

by 한열심 2008.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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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24일 토요일 날씨: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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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신랑은 주 5일근무를 한다. 그 덕에 금요일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싸랑하는 신랑이랑 같이 있을 수 있으니.. ㅋㅋㅋ 그러고 보면 우린 아직 신혼이다. 캬~ 다른 사람들도 뭐 그렇게 살겠지만 매번 주말은 뒹굴면서 지내는게 일상이 되어버렸다. 오늘도 똑같이 뒹굴뒹굴.. 그덕에 울 명현이 주말만되면 바깥구경은 못하고 산다. 그저그런 주말을 보내니 특별히 쓸 일기 거리가 없다. 명현이가 때마침 꿈나라로 가는 바람에 신랑이랑 맛있게 소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었다는 정도.. 그래서 신랑과 딸 사이를 오늘은 좀 적어 볼까한다. 이것도 사실 그리 길지 않을 것 같다. 울 딸아이 고생하며 낳는 걸 옆에서 지켜 본 울 신랑. 그 담날 아기 얼굴을 골똘히 보더니 내가 친했던 남자분을 닮았다는 소리나 하더라.. 기가 막혀서. 그땐 기가막힌 정도가 아닌 설움이 밀려왔었다. 나쁜 신랑.. 암튼 그렇게 얘기한 신랑 요즘은 자기 어렸을 적 사진이랑 딸아이를 비교해가며 닮았지? 하고 물으면 왠지 흐뭇한 미소 흘리며 웃는다. 암튼 그런 신랑. 조리원 나와 집에 오니 이건 뭐 아빠가 아니고 완전 초보 삼춘 같더라.. 자기가 낳질 않았으니 그러려니 하려 해도 좀 화가 날 정도였다. 아기가 울어도 보지도 않고 내가 아기 좀 봐달라고 소리나 질러대야 보고.. 외출했다 집에 들어오면 아기는 잠깐 보는 둥 마는 둥.. 어찌 아빠가 저럴 수 있나 할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날!!!ㅋㅋ 이사를 하면서 지금 다니는 교회로 옮기게 되어 처음으로 주일에 간날.. 아기를 너무나 좋아하시는 전도사님(알고 보니 결혼한 딸에게 아직 자녀가 없어 걱정하고 계시다고 했다)우리 아기를 데리고 어디론가 가버리시는거다. 갑자기 안절부절 못하게 된 나.. 그 옆에 나랑 같이 불안해 하는 우리 신랑이 있었다. 내심 많이 놀랬다. 평소엔 신경도 안쓰는 것 같더니.. 내가 걱정을 하니 나가서 찾아보란다. 히~ 그래 아빠지.. 싶었다. 그동안 섭섭했던게 조금은 누구러지는 때였다. 그리고도 왠 꼬마가 명현이를 귀엽다고 하긴 하는데 정도가 좀 지나치다 싶을 때였을 때도 보호의 몸짓을 보여줬었다.. 그래도 애정 표현에는 그닥 풍부하지 못하다 싶었는데 어제 보니 울 명현이 볼을 한입에 쭉 무는게 아! 신랑이 좀 달라졌다 싶었다. 아직 명현이랑 잘 놀아주진 못하지만 조금씩 아빠의 모습을 갖춰져가는 울 신랑 넘 사랑스럽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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